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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현대그룹, 北 '금강산 시설' 철거 소식에 '당혹'

김정은 "금강산사업 남측 내세우는 일 옳지 않아"

[퍼스트경제=김근식 기자] 현대그룹이 23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금강산 남측 시설 철거 지시'를 전한 북측 보도에 대해 당혹감을 감추지 못한하고 있다.

 

금강산관광 주사업자인 현대아산은 이날 "금강산관광 재개를 준비중인 상황에서 갑작스러운 금강산 남한시설 철거와 관련된 북한 소식에 당황스럽다"며 "차분하게 대응해 나가겠다"는 짧막한 입장문을 내놨다.

 

그동안 금강산관광과 관련한 호재와 악재가 나올 때마다 일관되게 "일희일비하지 않고 철저하게 준비하겠다"는 입장을 내놓은 반면 이번에는 김정은 위원장의 '직접 지시'가 나오면서 충격의 정도가 더 큰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8월 고(故) 정몽헌 전 회장 16주기 추모 행사의 금강산 개최가 무산된 데 이어 김 위원장이 노골적인 '불만'을 드러냄에 따라 남북교류의 상징으로 여겨지는 금강산관광 재개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진 것은 물론 현지 시설물까지 걱정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기 때문이다.

 

김 위원장이 "우리의 명산인 금강산에 대한 관광사업을 남측을 내세워 하는 일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데 대해 우리 사람들이 공통된 인식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힌 데 대해서는 그 의도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남북관계의 불확실성은 그동안 계속된데다 금강산관광도 이미 11년째 중단 상태이기 때문에 당장 큰 변화는 없다는 점에서 향후 진행 상황을 예의주시한다는 방침이다.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은 이날 조선중앙통신 등의 보도와 관련, 그룹내 남북경협 태스크포스(TF)로부터 보고를 받은 데 이어 필요한 경우 대책 회의를 주재할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그룹 관계자는 "그동안에도 섣부른 낙관을 하지 않는다는 입장이었기 때문에 차분하게 상황 추이를 지켜볼 것"이라면서 "특히 당국과 긴밀하게 협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정주영 회장 때부터 온갖 어려움속에서도 30여년간 신뢰를 바탕으로 이어온 남북경협이 쉽게 중단되는 일은 있을 수 없다"면서 "희망을 잃지 않고 다시 또 심기일전해 준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