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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즘]조원태·델타항공 vs KCGI, '한진칼' 리턴매치 예고

델타항공, 한진칼 지분 10% 확보...조 회장 내년 3월 임기 만료

[퍼스트경제=김근식 기자] 델타항공이 장내매수를 통해 2주만에 한진칼의 지분을 10%까지 늘렸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에겐 천금같은 백기사인 셈이다. 조 회장은 내년 3월 한진칼 사내이사 임기가 만료된다.

 

조 회장의 재신임 여부를 묻는 이사회에서 표대결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조원태·델타항공’ 연합군과 2대주주인 사모펀드 KCGI간 한진칼의 경영권을 둘러싸고 힘겨루기 2라운드를 전망하는 이유다.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델타항공은 6월 한진칼의 지분 4.3%를 확보한데 이어 10일에는 9.21%로 지분을 끌어올렸다. 이후 2주 만에 10%의 지분을 확보해 한진칼의 3대주주로 올라섰다.

 

조원태 회장의 델타항공 지분확보가 반가운 이유는 양사가 우호적인 관계를 맺고 있기 때문이다. 델타항공은과 대한항공은 태평양노선 조인트벤처(JV)를 맺으며 협력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또 에드워드 바스티안 델타항공 최고경영자는 조원태 회장에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이라 말했다. 때문에 델타항공 측은 부인하지만 사측이 한진그룹 총수일가를 위해 '백기사' 역할을 맡을 것으로 분석된다.

 

조원태 회장은 이번 델타항공의 지분확보로 대한항공 경영권 유지에 큰 힘이 됐다. 총수 일가에 대한 견제를 하고 있는 KCGI 때문이다. KCGI는 한진칼 지분 15.98%를 보유하고 있는 2대 주주다. 한진칼은 대한항공의 1대 주주로 故조양호 한진그룹 총수일가가 지배하고 있다.

 

KCGI는 지난 주주총회에서 총수 일가의 ‘오른팔’ 역할을 맡고 있는 석태수 한진칼 대표의 재선임을 막으려했다. 이어 16일엔 조원태 회장, 석태수 대표 등 전·현직 이사들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까지 제기했다.

 

KCGI 관계자는 “한진칼 경영진들이 독립적인 감사선임을 저지하기 위해 사측이 불필요한 단기 차입금 1600억을 조달해 한진칼에 손해를 불러일으켰다”고 주장했다. 이번 소송으로 총수 일가와 KCGI는 진검승부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같은 대결구도는 대한항공의 주주총회가 예정된 3월까지 지속될 전망이다.

 

조원태 회장은 내년 대한항공 사내이사 기간이 만료된다. 따라서 내년 주총은 총수일가의 대한항공 경영권 유지를 위한 최대 분수령이 될 수밖에 없다. 이미 총수일가는 선친인 조양호 전 한진그룹 회장의 대한항공 사내이사 연임 실패를 직접 목격했다. 따라서 내년 주총을 대비하기 위해서라도 조원태 회장은 아군 확보가 필요한 상황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이미 델타항공은 총수일가에 우호적인 모습을 보였고 총수일가의 경영권 유지를 위해 주주로써 개입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이미 총수일가의 퇴진을 요구하는 KCGI와 조원태·델타항공간 힘겨루기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