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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2분기 ‘어닝쇼크’

영업익 6376억원, 89% 급감...하반기 메모리 감산"

[퍼스트경제=최현정 기자] SK하이닉스가 올 2분기 실적이 매우 부진한 것으로 나왔다. 특히 이 기간 영업이익은 1조원을 크게 밑돌았다. 분기별 영엉이익이 1조원을 밑돌기는 11개월만이다. D램과 낸드플래시 가격 하락 등의 악재가 2분기 발목을 잡았다는 게 SK하이닉스 측 설명이다.

 

2분기 ‘어닝 쇼크’를 경험한 SK하이닉스는 하반기 D램·낸드플래시 감산을 통해 실적 개선을 노린다는 방침이다. SK하이닉스가 이를 실행에 옮길 경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1년 만의 감산하는 셈이다.

 

SK하이닉스는 올 2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6376억원으로 지난해 2분기보다 89% 감소했다. 올해 1분기 실적과 비교하면 53% 줄어든 숫자다. 분기 영업이익이 1조원 밑으로 내려간 것은 2016년 3분기(7260억원) 이후 11분기만이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메모리 반도체 수요 회복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고, 가격 하락 폭도 예상보다 컸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올 2분기 매출은 6조4522억원으로 지난해 2분기보다 38% 감소했다. 올 1분기와 비교하면 31% 줄어든 셈이다.

 

SK하이닉스는 이기간 D램 출하량이 올 1분기보다 13% 늘었다. 수요 증가 폭이 상대적으로 큰 모바일과 PC 시장에 적극 대응한 결과다. 하지만 D램은 업황 둔화로 평균 판매가격이 24% 하락하면서 이익폭이 감소했다.

 

낸드플래시도 가격 하락에 따른 수요 회복으로 올 2분기 출하량이 올 1분기보다 40% 늘었다. 반면 평균판매가격은 25% 하락해 실적 개선에 기여하진 못했다. 분기당 영업이익은이 11분기만에 처음으로 1조원 밑으로 떨어진 상황이다.

 

하반기도 상반기와 비슷한 상황이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 서버용 D램 수요가 여전히 부진한데다 미·중 무역분쟁의 영향으로 모바일 D램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졌다는 게 SK하이닉스 측 분석이다.

 

이런 가운데 PC와 그래픽 D램 수요 등은 2분기 말 턴어라운드한 뒤 하반기부터 서서히 개선 국면에 들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낸드플래시는 가격하락이 이어지면서 수요가 다시 살아나고 있다. 하반기 낸드플레시 재고 소진으로 수급 불균형이 상당부문 해소될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문제는 하반기다. 일본 수출규제로 인한 원재료 수급 불균형과 반도체시장 경기불황 등 많은 악재 몰려있기 때문이다. SK하이닉스는 올 하반기에 시장 환경에 효과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생산과 투자를 조정할 계획이다.

 

우선 SK하이닉스는 D램의 경우 생산능력을 올 4분기부터 줄인다는 방침이다. CIS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하반기부터 이천 M10 공장의 D램 생산 라인중 일부를 CIS용으로 전환할 예정이다. 낸드플래시 웨이퍼 투입량도 15% 이상 축소한다.

 

SK하이닉스는 청주 M15 공장의 추가 클린룸 확보, 내년 하반기 준공 예정인 이천 M16 공장 장비 반입 시기도 수요 상황을 고려해 재검토할 계획이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내년 투자금액은 올해보다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는 장기적으로 차세대 미세공정 기술 개발과 고용량,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D램은 10나노미터급 1세대(1X) 및 2세대(1Y) 제품 생산 비중을 연말 80%까지 높이기로 했다. 또 10나노급 2세대 공정을 적용한 컴퓨팅용 위주의 제품을 판매할 계획이다.

 

낸드플래시도 하반기부터 96단 4D 낸드 제품 비중을 늘려 고사양 스마트폰과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시장을 공략한다는 계획도 세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