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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그룹 ‘식견과 전문성’ 갖춘 사외이사 눈길

김종훈 SK이노베이션 이사회 의장, 오랜 외교·통상 경험 살려 구성원에 ‘지식공유’
변화하는 국제 정세속 SK 구성원에 ‘제조업 경쟁력’ ‘기술격차’ ‘SK 존재이유’ 당부
SK그룹 온라인 학습 시스템 ‘mySUNI’, 사외이사 식견 나누는 기회 적극 모색

[퍼스트경제=서연옥 기자] SK이노베이션 사외이사진이 각자의 경험과 전문성을 구성원과 공유하면서, 회사와 구성원이 함께 성장하는 기회를 마련하고 있다. 이사회가 회사 경영의 의사결정 기구에 머무르지 않고, 회사가 발전하는 길을 구성원과 함께 고민하는 역할에 적극 나서고 있다.

 

SK그룹 온라인 학습 시스템 ‘써니(mySUNI)’는 이달 초부터 김종훈 SK이노베이션 이사회 의장의 ‘국제질서 변화와 우리의 대응’ 강의를 모든 SK그룹 구성원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1974년 외무고시 8회 합격 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수석대표,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 국회의원 등을 지내며 외교 및 통상분야에서 전문성을 쌓아 온 김 의장이 바라본 과거부터 지금까지의 국제질서 변화, 이를 바탕으로 한국과 SK그룹에 전하는 시사점을 50여분간의 강의에 담았다.

 

김 의장은 국제사회가 대공황과 세계대전, 냉전, 세계화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을 소개하면서, 최근의 국제사회에 대해 ‘대전환의 시대’로 정의했다. 미국과 중국의 패권경쟁, 첨단기술의 중요성, 자유민주주의와 권위주의의 대결, 다자주의의 후퇴 등 4가지 양상이 벌어지는 가운데 세계화 속에서 서로 간의 의존도를 높였던 각 나라들이 이제는 경제적으로 서로가 서로를 위협할 수 있는 존재로 인식하기 시작한 것이다. 각 국이 기술우위 경쟁에 나서고, 이익과 효율의 극대화보다는 안정성을 중요시하는 ‘경제안보’ 개념이 나온 이유다.

 

김 의장은 1910년 한일강제병합조약이 체결되기 이전 19세기 말부터 벌어진 강대국만의 패권싸움으로 한반도를 비롯한 여러 식민지들이 생긴 과정을 상기시키며, “우리가 인지하고 대응하기 전에 이미 강대국들의 밀약에 의해 나라의 운명이 결정됐다. 국제 동향과 정세를 잘 관찰해 우리가 나아가야할 길을 결정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를 바탕으로 한 ‘21세기 한국의 길’의 조건으로는 지식기반의 창의성, 성숙한 자유민주주의, 국내외에서의 공정한 경쟁과 협력을 꼽았다.

 

2017년 SK이노베이션 사외이사 활동을 시작해 2019년부터 의장을 맡고 있는 김 의장은 “저는 SK이노베이션 이사회 의장으로서 SK에 몸담은 기업인”이라고 말하며, “제조업 기반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기술격차를 유지하며, 국내외에서 SK는 필요한 기업이라는 걸 이해관계자들에게 인식시키길 바란다”는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이번 강의는 김 의장이 직접 mySUNI에 “지금까지의 경험을 토대로 최근의 국제정세와 관련한 생각을 구성원들과 나누고 싶다”고 제안하며 이뤄졌다. 앞서 2020년 mySUNI는 지식경제부 2차관, 한국무역협회 상근부회장 등을 지낸 김정관 사외이사의 ‘코로나19와 세계 에너지산업 동향 및 전망’ 강의를 SK그룹 구성원들에게 제공하는 등 사외이사의 역량을 구성원과 나누며 소통하는 기회를 만들고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지난해 10월 멤버사 사내이사, 사외이사들과 함께 ‘거버넌스 스토리 워크숍’ 행사에 참석해 “앞으로 사외이사들이 CEO와 함께 IR 행사에 참석해 시장과 소통하고, 내부 구성원들과도 소통을 많이 해주면 좋겠다"고 말하며 이사들이 수시로 지배구조나 경영 현안에 대한 의견을 나누며 전문 역량도 키울 수 있는 ‘소통 플랫폼’을 구축하는 방안에 대해 제안하기도 했다.

 

권영수 SK이노베이션 이사회 사무국장은 “SK이노베이션은 사외이사의 전문성을 경영에 적극 접목하는 SK그룹 경영방침에 맞춰 이사회 중심 경영구조를 구축하고 있다”며 “각 영역에서 오랫동안 여러 전문성을 쌓아온 사외이사진 또한 SK그룹 구성원으로서 이사진의 식견을 구성원들과 나누는 기회를 적극 모색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