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생활형숙박시설 진화한다

잠만 자는 생숙 No… 풍성한 체류 컨텐츠 제공이 대세 트렌드
입지 특화 상품 분양 흥행…지역특성 부합 생숙 ‘옥석 가리기’

[퍼스트경제=김근식 기자]생활형숙박시설이 변화하고 있다. 숙박에 초점을 맞추던 방식을 탈피하고 입지에 맞는 상품성을 구비한 생숙이 잇단 성과를 거두며 생숙 분양시장의 다크호스로 자리잡고 있다. 서비스드 레지던스로도 불리는 생활형숙박시설은 지난 2012년 ‘공중위생관리법 시행령’ 개정으로 첫 도입됐다.

 

이후 각종 서비스가 제공되는 호텔과 취사 · 세탁이 가능한 오피스텔의 특징이 결합된 고유 상품성으로 주목 받았다. 다만 현재에 이르러서는 생숙이 지닌 특장점만으로는 성공적인 분양 성과를 내기 어렵다는 평이 지배적이다. 생숙이 도입된 지 10년의 시간이 흐르고 건축허가수도 매년 늘다 보니 희소성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이에 일부 생숙으로부터 변화를 꾀하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입지에 따른 특화 전략, 혹은 황금입지 자체를 선점해 가치를 차별화하고 이를 앞세워 고유의 경쟁력을 강조하는 것이다. 실제로 이 같은 특장점을 지닌 생숙들이 분양에서 잇단 성과를 거두며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 2020년 부산 해운대에서 분양한 ‘빌리브 패러그라프 해운대’가 대표적인 예다. 이 생숙은 부산의 대표적인 부촌인 해운대에서도 관광특구라는 입지에 착안해 자산가를 주요 투자자이자 방문수요층으로 분석했다. 이에 따라 최고급 마감재와 인테리어로 시설을 구성하고 최상층에 개방감을 지닌 인피니티 풀을 설치했다. 고급 커뮤니티와 컨시어지도 기본 사양으로 채택했다.

 

이 같은 전략은 유의미한 성과를 거뒀다. 분양 과정에서 최고 267대 1, 평균 39대 1의 경쟁률을 보인 것이다. 이후 청약접수 데이터 분석 결과 청약한 수요층의 60%가 부산 내 부촌 지역민, 나머지 40%는 서울 강남3구 · 대구 수성구 등 이른바 ‘부자 동네’에 거주하는 사람들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다수 전문가들은 입지 특성에 맞게 진화한 생숙들이 수익형 부동산 시장에서 유의미한 성과를 거둘 것이라는 설명이다. 생숙의 기본에 충실하면서 특화설계와 커뮤니티, 컨시어지 등을 적절히 강화할 경우 수요는 자연스럽게 따라온다는 분석이다.

 

부동산업계 한 관계자는 “숙박에 초점을 맞췄던 기존 생숙 분양시장의 트렌드가 전반적인 삶의 질을 높이는 것으로 변화하고 있다”며 “숙박과 업무, 여가를 아우르는 풍성한 체류 컨텐츠를 보유한 생숙이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것”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