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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아파트 매매시장 급랭

[퍼스트경제=김근식 기자] 서울 아파트 매미시장이 급격히 얼어붙고 있다. 금리 인상과 경제 불안 여파로 주택 거래 시장의 침체가 지속되면서 서울 아파트 매매 건수가 역대 최저를 나타냈다. 19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 통계 자료에 따르면 계약일 기준 아파트 매매 건수는 지난 7월 643건으로 2006년 관련 통계 집계가 시작된 이래 역대 최저점을 기록했다. 8월 아파트 매매 건수도 현재까지 540건에 그치며서 다시 한번 최소치를 경신할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 아파트 매매 건수가 급감하면서 서울 빌라 매매 건수가 서울 아파트 매매 건수를 훌쩍 웃도는 모양새다. 8월 들어 현재까지 서울 아파트 매매 신고 건수가 73건에 그친 데 반면, 빌라 매매 건수는 243건이 등록돼 세 배를 웃돌고 있다. 지난달 빌라 매매 건수는 1882건에 달했다.

 

통상 빌라는 거래가 잘 이뤄지지 않아 환금성이 떨어지고, 가격도 잘 오르지 않는다는 인식 탓에 그간 주택 수요자들이 대체로 빌라보다는 아파트를 선호했다. 그러나 지난해 하반기부터 고강도 대출 규제와 금리 인상 압력, 올해부터 본격화된 경기 침체 우려 등이 겹치면서 아파트 매매가 극도로 부진한 상황이다.

 

빌라 매매 또한 금리 인상과 경기 부진 여파로 지난 4월(3897건) 이후 감소세다. 하지만 21개월째 아파트 매매량을 웃돌고 있다. 규제가 집중되고 비싼 아파트 대신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정비사업 기대감이 높은 빌라에 매수 수요가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빌라가 전체 매매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점점 높아지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의 주택유형별 매매 통계(신고일 기준)에 따르면 지난 7월 서울의 전체 주택(단독·다가구·다세대·연립주택·아파트) 매매 4858건 가운데 빌라(다세대·연립주택)가 3206건으로 전체의 66.0%를 차지했다.

 

서울지역 주택 매매 가운데 빌라가 차지하는 비중은 작년 12월(62.8%)에 처음으로 60%를 돌파한 이후 올해 4월까지 5개월 연속(63.4%→60.2%→64.8%→62.2%) 60%를 웃돌았다. 5월과 6월(각 58.4%)에는 50%대로 낮아졌다. 하지만 7월(66.0%)에는 다시 60%대로 올라서며 월별 역대 최고치 기록을 다시 썼다. 반면 서울에서 아파트 매매가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 7월 21.2%로, 통계 작성 이래 역대 최저치를 나타냈다.

 

지난 7월 강서구(83.4%), 양천구(81.3%), 강북구(80.3%)에서는 전체 주택 매매 10채 가운데 8채 이상이 빌라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처럼 서울시에서 빌라 매매가 상대적으로 많은 데는 시의 재개발 정비사업 활성화도 영향을 끼쳤다.

 

서울시는 지난달 29일부터 신속통합기획 주택 재개발 2차 공모를 진행 중이다. 앞서 지난해 실시된 1차 공모에는 24개구 총 102곳이 신청해 21곳이 최종 후보지로 선정됐다. 또 대규모 재개발이 어려운 10만㎡ 이내 노후 저층 주거지의 주거 환경을 개선해 대단지 아파트처럼 주택을 공급하는 모아타운 사업에도 최근 19개 구에서 39곳이 신청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