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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품아 단지가 주목받는 까닭은?

7월 이후 지방 민간 분양 모두 1순위 마감 단지 모두 ‘학세권’... 선호도 증명
지방 아파트 매매거래시장 3040세대 43% 차지...부동산 냉각기에도 교육환경

[퍼스트경제=김근식 기자]아파트 부동산시장 침체 가운데서도 여전히 지방 초품아 아파트가 높은 선호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부동산원 청약홈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 7월부터 8월 셋째 주까지 수도권 및 지방광역시를 제외한 지역에서 민간 분양을 진행한 아파트는 총 22개 단지다.

 

이 가운데 ▲제일풍경채 원주 무실 ▲창원자이 시그니처 ▲힐스테이트 마크로엔 ▲오룡지구 우미린 1·2차 ▲나운 금호어울림 센트럴 등 6개 단지가 전 타입 1순위 마감에 성공했다.

 

이들 단지는 모두 초등학교가 가깝다는 공통점을 지녔다. 가깝게는 단지 바로 옆에 초등학교가 있거나 예정됐으며 멀어도 도보 5분 이내에 접근할 수 있는 입지인 것이다. 과거 지방에서는 대도시와 비교해 2~3km의 장거리 도보통학이 상대적으로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졌다. 지방의 대중교통량과 도로망이 열세인데다 면적 대비 초등학교수도 적기 때문이다.

 

실제로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대한민국 국토에서 수도권 및 지방광역시를 제외한 나머지 지역 면적은 전체의 84%를 차지한다. 반면 지난해 기준 해당 지역들에 소재한 초등학교는 총 2964개교로 전체(6157개교) 대비 절반 이하다. 면적 대비 초등학교 수가 적어 밀집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다만 근래에는 자녀들의 안전한 통학 환경 등을 위해 가까운 거리에 초교가 있는 것을 선호하는 분위기가 강해지며 희소한 초품아 단지에 청약 수요가 쏠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3040세대가 아파트 시장에서 큰손인 것도 초품아 흥행의 이유로 지목된다.

 

한국부동산원의 매입자연령대별 아파트 매매거래현황을 보면 지난 6월 수도권과 지방광역시를 제외한 지역의 30~40대 거래량은 총 5890건으로 전체 연령대 거래량(1만3682건)의 43.05%를 차지했다. 13세 이하의 자녀를 둔 부모의 대부분이 30~40대일 것을 감안하면 이들이 초품아 아파트의 주 수요층일 것을 짐작할 수 있다.

 

초품아 아파트에 대한 선호가 높다보니 이들이 지역 내 리딩 단지로 자리매김 하는 사례도 드물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 부동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전용 84㎡ 기준 강원도 강릉시에서 가장 높은 몸값을 자랑하는 단지는 단지 바로 앞에 유천초등학교가 있는 ‘강릉유천유승한내들더퍼스트’로 지난 6월 30층 매물이 7억1700만원에 손바뀜됐다. 이는 직전 거래인 지난해 11월 5억3000만원 대비 35.28% 오른 액수다.

 

충남 천안시 서북구에서도 도보 약 2분 거리에 천안아름초등학교가 있는 ‘천안불당지웰더샵’이 지난달 7억8000만원에 거래되며 동일면적 대비 최고가를 보이고 있다. 순천시에서는 신대초등학교가 바로 앞에 있는 ‘중흥에듀힐스9단지’가 이달 5억4800만원에 매매돼 지난달(5억200만원) 대비 한 달 만에 9.16% 오른 한편 최고가 아파트를 유지하고 있다.

 

건설업계 전문가는 “부동산 시장 침체기에도 초품아 아파트는 어린 자녀를 둔 세대에게 포기하기 어려운 조건 중 하나”라며 단지 바로 앞에 초등학교가 있으면 통학 동선 대부분이 어린이보호구역으로 지정될 수 있어 안심할 만한 통학환경이 조성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