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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인상·집값 하락에"…한숨 나오는 '2030 영끌족'

[퍼스트경제=김근식 기자] '2030 영끌족(영혼까지 끌어모음)'들이 큰 고민에 빠졌다. 지난달에 이어 두 달 연속 기준금리가 오르는데 발맞춰 대출 이자도 덩달이 상승하며 원리금 부담감을 키우기 때문이다. 서울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확산되는 아파트 가격 하락도 영끌족의 고민을 키우는 불청객중 하나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는 전날 기준금리를 1.5%에서 0.25%p 오른 1.75%로 인상했다. 지난 달 한 차례 금리를 올린 데 이어 두달 연속 인상했더, 이는 지난해 8월 이후 5차례 인상이 단행된 것이다.

 

기준금리 인상은 연내 꾸준히 이어질 전망이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금통위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앞으로 수개월간 물가를 중심으로 통화정책을 운용할 것"이라며 기준금리 추가 인상을 시사했다.

 

이에 더해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이 3주 연속 하락권을 유지하면서 영끌족들의 대출이자 부담과 집값 하락이라는 이중고는 불가피하게 됐다. 실제 한국부동산원이 분석한 5월 넷째주(23일 기준) 아파트 가격동향을 보면 전국 아파트값은 0.01% 하락했다.

 

부동산원 관계자는 "강남, 서초 등 서울 일부 지역을 제외하면 수도권 대부분 지역의 약세가 예상된다"며 "금리 인상으로 대출 이자 부담이 늘어난 데 이어 추가 금리인상 역시 우려되는 상황이기 때문에 주택 구입 수요는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서울은 3주째 보합세를 나타낸 가운데 용산, 강남, 서초구를 제외한 대부분의 지역이 하락세를 보였으며 특히 성북구는 올해 들어 누적 하락률이 0.71%까지 커졌다. 수도권 주요 지역 중 인천은 지난주에 이어 이번 주 역시 0.05% 떨어졌고 경기도는 지난주 -0.02%에서 -0.03%으로 집계됐다.

 

부동산 전문가들 역시 금리인상이 본격화하면서 부동산 시장의 하방 압력은 더욱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주택담보대출 비중이 높은 수도권 영끌족의 단기 이자상승 체감이 집중될 것으로 보고 있다.

 

직방에 따르면 올해 2월 기준 전국 예금취급기관 가계대출은 1259조원으로 주담대 비중은 58.7%인 738조2000억원이다. 이중 서울의 주담대 금액은 242조9000억원, 경기 195조3000억원, 인천47조6000억원이다. 전체 주담대 금액중 65.8%가 수도권에 집중된 셈이다.

 

정부가 주택시장 안정화를 위해 각종 규제 완화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예고했지만 기준금리 인상으로 주택구입과 관련된 대출 이자까지 높아지고 있어 단기 주택거래량이 빠른 시간 안에 회복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향후 원자재 가격 및 서비스 물가 상승세 등 글로벌 인플레 우려로 미국 연준의 추가 금리 인상 및 국내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모두 열린 상태라 대출 이자 부담을 고려한 주택구입 수요는 당분간 숨을 고를 전망"이라며 "평년보다 주택 매매거래 흐름은 약보합 기류로 이어질 확률이 높아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