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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물주와 전차인 '제소전 화해' 방법은?

"임차인이 데려온 전차인? 제소전화해 하는 방법"
엄정숙 부동산전문 변호사, 건물주, 임차인, 전차인 모두에 제소전 화해 해야
전대차 당사자 간 제소전화해는 문제 발생시 건물주 강제집행 권한 없어
정상적인 제소전화해 시 건물주는 전차인까지 내보낼 수 있어

[퍼스트경제=김근식 기자] #. “새로 들어올 임차인(세입자)이 전대차(재임대) 사업자입니다. 문제는 임차인과 제소전화해를 해야 하는데 전차인까지 생기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모른다는 겁니다. 임차인은 본인이 책임지겠다며 전차인과 제소전화해를 맺겠다고 합니다. 그냥 임차인과 전차인이 제소전화해를 진행하도록 놔둬도 문제가 없는지 궁금합니다”

 

전대차 사업자인 신규 임차인이 들어오면 건물주는 혼란을 겪는다. 임차인이 직접 점포를 운영하기 위해 들어온 경우와 달리 재임대 사업을 하는 임차인이 전차인을 데리고 들어온다면 제소전화해 신청은 간단치 않다.

 

엄정숙 부동산 전문변호사(법도 종합법률사무소)는 유튜브채널 ‘법도TV’를 통해 “임차인이 전대차 사업자라면 본인이 전차인과 제소전화해를 맺겠다고 요구하는 경우가 있다”며 “하지만 건물을 빌려주는 주체는 건물주기 때문에 임차인과 전차인끼리 제소전화해를 맺는 상황은 피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이어 “만약 임차인과 전차인끼리 제소전화해를 맺도록 한다면 서로 간 분쟁이 생겼을 때 피해를 보는 건 결국 건물주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전대차는 건물주 동의하에 임차인(세입자)이 다른 임차인을 구해 건물을 빌려주는 계약형태다. 이때 임차인이 건물을 빌려주기 위해 계약한 사람을 전차인이라 한다. 제소전화해란 소송을 제기하기 전 화해를 한다는 뜻으로 법원에서 성립 결정을 받는 제도다. 화해조서가 성립되면 강제집행 효력을 가진다. 주로 상가임대차 관계에서 많이 활용된다. 제소전화해 전문 법률상담을 제공하는 ‘엄정숙변호사의 제소전화해’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임대차 관련 제소전화해 전화문의만 2800건이 넘는 것으로 조사됐다.

 

만일 전대차 사업을 하는 임차인이 들어온다면 제소전화해 신청은 어떻게 해야 할까? 엄 변호사는 “건물주에게 임차인과 전차인은 모두 세입자일 뿐 건물을 빌려주고 돌려받는 주체는 건물주가 돼야 한다”며 “전대차 사업을 하는 임차인과 제소전화해를 맺을 때는 건물주가 주체가 되어 임차인과 전차인 모두 당사자로 특정해 명도의무를 책임지도록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럼 제소전화해를 임차인과 전차인끼리 맺는다면 어떤 문제가 발생할까? 엄 변호사는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실무에서 임차인과 전차인이 제소전화해를 맺는 경우는 드물다”며 “만약 전차인은 월세를 성실히 냈지만, 임차인이 잠적해 버린다면 건물주는 전차인을 내보낼 권한이 없고 다시 명도소송을 진행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생긴다”고 말했다.

 

반면 건물주가 임차인, 전차인을 상대로 정상적인 제소전화해를 맺었다면 분쟁이 발생해도 어렵지 않게 건물을 인도받을 수 있다. 엄 변호사는 “임차인이 잠적해 버린 상황에서 월세 지급의무를 성실히 지킨 전차인은 억울함을 호소할 수 있다”며 “그러나 법률상 전대차 계약은 임대차 계약에 존속된다는 특징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정상적으로 제소전화해를 맺은 상태에서 임차인이 잠적해 건물주에게 들어올 월세가 연체됐다면 건물주는 임차인과 전차인 모두에게 계약해지를 통보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이는 건물주와 임차인이 맺었던 임대차 계약이 해지되면 전대차 계약도 자동으로 해지된다는 의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