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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가격 상승폭 둔화...전셋집 구하기 ‘하늘에서 별따기’

지난해 12월, 전세가격 상승폭 둔화 확연…11월 상승폭의 절반 수준
전세수급지수 140.1…수도권 131.9, 지방 광역시 138.6, 지방 158.2

[퍼스트경제=김근식 기자] 천정부지로 치솟던 전세가격의 상승폭이 둔화되며 안정세를 찾아가고 있지만 전세수급현황은 여전히 균형을 이루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리얼투데이가 KB부동산리브온의 통계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12월 아파트 전세가격지수가 119.4로 전달(118.8) 대비 0.6포인트(P) 상승하는데 그쳤다. 지난 해 11월 지수 상승폭이 1.2p(117.6→118.8)의 절반 수준이다.

 

지난달, 경기 안양시(동안구)와 과천시, 의왕시, 화성시 등 일부 지역에선 전세가격이 하향 안정화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전국 전세수급지수도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지만 전셋집 구하기는 여전히 ‘하늘에서 별따기’에 가까웠다.

 

지난해 12월, 전국 전세수급지수는 140.1에 달했다. 지난 해 8월, 180.1까지 오른 이후 꾸준히 하향세를 그렸지만 수요에 비해 공급이 여전히 부족한 실정이다. 12월은 계절적 요인으로 이사를 꺼리는 만큼 전세수요도 덩달아 줄었을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봄 이사시즌이 될 무렵에는 다시 한번 반등할 수 있는 여지를 남겨두고 있다.

 

현재, 수도권보단 지방의 전세난이 훨씬 심각하다. 수도권의 전세수급지수는 131.9수준이었으나 지방 광역시(부산, 대구, 광주, 대전, 울산)는 138.6, 기타 지방 158.2로 나타났다. 시/도별로 살펴보면 강원도가 174.3로 가장 높았으며 울산 170.7, 충북 168.2, 전북 168.2, 인천 163.9, 경남 160.2, 경북 160.0, 충남 154.0로 나타났다.

 

전세수급지수는 지수가 높을수록 전세 공급 부족, 낮을수록 수요 부족을 의미한다. 전세 수급이 균형 상태 일 때는 100이며 최대값은 200이다. 경북 경산시의 한 중개업자는 “전세품귀현상이 계속되면서 세입자들이 아파트 매수에 가담하는 사례가 크게 늘었다”며 "하지만, 수년간 주택가격이 치솟으면서 내 집 장만의 문턱도 덩달아 높아지고 말았다”고 전했다.

 

기존 부동산시장에서 내 집 장만이 어려워지자 실수요자들은 분양시장에도 눈길을 돌리고 있다. 정부가 분양가상한제나 고분양가관리지역 등을 통해 정책적으로 분양가 상승을 억제하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청약제도를 실수요자 위주로 재편하면서 분양시장 진입장벽도 그만큼 낮아지면서다.

 

전세난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상대적으로 주택가격이 저렴한 인접지역에서 내 집을 장만하려는 수요도 꾸준할 전망이다. 지난 12월, 대우건설이 경북 경산시 중산지구에 분양한 ‘펜타힐즈 푸르지오’ 2차’는 1순위 평균 7.6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청약접수를 일찌감치 마무리 지었다.

 

이 아파트는 수성구 생활권에 포함되지만 수성구 아파트 전셋값 수준으로 분양가가 책정됐다. 중산지구와 인접한 수성구 신매동 ‘시지효성백년가약1단지(2008년 입주)’ 전용 84㎡형 전세가격이 4억8500만원 정도(KB부동산리브온 기준)다. 반면, 펜타힐즈 푸르지오 2차 전용 84㎡형 분양가는 4억6300만원부터 시작한다.

 

같은 달, 현대엔지니어링이 경기도 광주시 초월읍 쌍동4지구 1,2블록에서 공급한 ‘힐스테이트 초월역’에는 특별공급과 1순위 청약에 3만6,795명의 청약자들이 몰렸다. 이 단지는 경강선 초월역 인근에 위치하며, 판교역까지 4정거장이면 이동할 수 있다. 전용 84㎡형 5~9층 분양가가 5억3,000만원 안팎에 책정됐다.

 

반면, 판교역 주변에 위치한 휴먼시아 2ㆍ5ㆍ6ㆍ7단지 전용 84㎡형 전세가격은 9억원 초중반에 형성돼 있다. 올들어 주변 아파트 전셋값으로 내 집 장만 가능한 분양물량들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